
아빠는 특별히 TV나 라디오를 켜지 못하게 하는 '정책'을 쓰지는 않았지만 언제나 책을 읽는 분이었다. 자연히 나는 글자를 빨리 익힌 아이가 되었고, 국민학교 저학년 시절에 세계명작과 한국 근대 소설들을 떼는 과정을 거친 바람직한 독서 교육을 받은 아이로 성장하게 되었다. 아빠는 책을 다 읽으시면 반드시 맨 뒷 장에 서명을 해 놓으셨는데, 그 아래에 책을 다 읽은 후 내 이름을 적어 놓으면, 또 그 아래에 동생 이름을 적어 놓는 것이 우리집 전통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어릴 때 읽은 책들이 중고등학교 때 공부에 크게 도움이 된 것은 말할 나위가 없었다. 수업 외에 특별히 공부하지 않아도 왠만큼 국어 공부를 따라갈 수 있었고, 모르는 것은 스스로 사전이나 책을 찾아 공부하는 습관을 체득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활자와 꽤 친한 사람이었다. 많이 빨리 읽고 잘 외우고 그리고 그것을 좋아하고 ..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깨닫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점차 비활자 중독증에 빠져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나는 더 이상 새로운 활자를 눈 속에 넣지 않고 있었다.
그걸 깨달아 가는 것은 꽤 공허한 것이었다. 내가 더이상 발전하지 않고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사람인 것 같았고, 나를, 내 생각을, 내가 마주친 현실을 표현하는 법을 잊어가고 있는 사람으로 느껴졌고, 감성의 기름기가 쏙 빠져 바삭거리는 해골 같은 사람인 듯 느껴지기도 했다.
꽤 심각한 점은 책을 잡았을 때 몰입도가 떨어지고 더이상 무언가를 꼼꼼히 기억하려 하지 않는 다는 점이었다.
사실 한동안 인터넷엔 별로 읽을거리가 없었다. 적어도 내게는.. 그런데 지난해부터 사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마도 내가 비활자 중독증으로 허무함을 느끼게 된 이유는 인터넷에 비로소 읽을거리가 넘쳐나기 시작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다시 활자 중독증에 걸려야 할 때가 되었다. 그래야 하고 그러고 싶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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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자 '중독증'까지 걸리고 싶지는 않지만, 책을 많이 빨리 읽고 이해할 수 있다면 중독증에 걸리더라도 괜찮겠다 싶네요.
책을 지독하게도 늦게 읽는데다가 꼼꼼히 순차적으로 봐야한다는 고집마저 있어서 책을 읽는 연습을 하지만 쉽게 늘지 않네요.
다시 하시면서 효과적인 방법이 있으시면 공유해주세요.*ㅡ.,ㅡ*
우와 부럽네요...
저도 나름 어렸을 때 책을 많이 읽은 편이었지만(초등학교 1학년 때 과학앨범 74권 세트 다 떼었던 기억이..) 문학류를 별로 읽지 못했던 것이 아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활자 중독 걸렸다가 더 무서운 난독증으로 발전 했습니다. ㅜㅜ;
저 같은 경우는 학교 다닐때 공부를 지지리도 안해서 사회에 나가서 알고 싶은 욕구를 뒤늦게 알게 되어 활자중독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어떠한 글이든 읽고 또 읽었었습니다.
특히나 pc통신 때는 활자중독 걸리기 더 좋았죠. 문제는 그러다가 난독증으로 빠지는 겁니다. 글을 읽는데 급히 읽을려고 하다 보니 문단을 가로지르면서 한번에 읽어 내는데 머리 속에서 단어 몇개를 조합하여 문장 내용을 제 멋대로 이해 해 버립니다. ㅜㅜ;
왜 그럴까 생각해 보니 많은 글을 짧은 시간에 읽을려는 욕심이 가장 클 것이고 어릴때 허접하게 배운 속독이 큰 문제였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쩝
인터넷에 별로 읽을 거리가 없어진건 정말 동감됩니다.
사실 정보의 바다에 왜 읽을 거리가 없겠습니까. 그만큼 질좋은 정보가 검증되지 못한 수많은 정보에 가려져 찾기가 점점 힘들어져서겠지요.. 저는 요즘 거실에서 TV를 몰아내기 위해 고민중에 있어효. 아마도 다음주 쯤이면 TV가 퇴출되고 그자리에 책장이 자리잡게 될꺼같아요. 무지 기대된다는.. ^^
안녕하세요!~ 어찌저찌 다른분 링크타고 여기까지 오게 되었네요
역시~ 이렇게 닿는 인연 너무도 즐겁습니다 ^^ (테터의 힘인가요? 크큿..)
(isis 입니다)
어머 너무 반가와요 isis님. 우연한 만남.. ^^
아.. 저한테 하시는 말씀 같아서 읽은내내 뜨끔뜨끔~~~
책읽는 것도 습관이라.. 노력하면 다시 집중도 있게 읽을 수 있는데 말예요...
내일부터 노력하려구요. ^^;;;;;;
꼬날님~ 저도 비슷비슷~
한때는 잠시라도 뭔가 읽지 않으면 불편하고 어색했던 라이프가 고딩때까지였지만
이젠 책장을 넘기다가 자꾸만 졸리고..ㅠㅠ
하루에 책한권씩 읽다가..이젠 한달에 반권도 못읽구요..
그러면서 저도 똑같이 뭔가 퇴화되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는데..
혹시 치료방법이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