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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토요일날은 엄마의 환갑이었습니다. (아~ 죄송합니다. 이 나이에도 여전히 '어머니'라는 단어는 글에 사용하기 조차 어색해서 도저히 못 쓰겠습니다.) 많은 가족들이 그리하듯 저희 가족 역시 잔치 아닌 조촐한 가족 모임으로 엄마의 특별한 날을 기념했습니다.

그리고 나서는 무슨 바람이 들었는지 온 가족이 함께 서울 시내 드라이브에 나섰던 것입니다. 동생이 운전하는 차 한대에 엄마, 동생 내외, 조카녀석, 그리고 꼬날이까지 식구 5명이 모두 타고선 서울 시내를 바퀴 돌았습니다. 사당동 집에서 출발해 용산을 거쳐 서울역,광화문을 지나 삼청동 길을 올랐습니다. 오랜만에 서울 시내 나들이에 나선 엄마가 무척 좋아하셨습니다. 특히 삼청동 길가에 늘어선 작고 오래된 느낌의 카페와 가게들을 보면서 흥미로워하셨지요.

삼청동길을 끝까지 지나서 주욱 돌아 올라가니 어느새 성북동 길이 나오더군요. 구불구불한 성북동 길에서는 높고 넓은담을 가진 멋진 집들을 구경했습니다. 중간 중간 보이는 외국 공관 간판을 보는 것도 특별했구요. :-)

성북동길 중간에서 삼선동 방향으로 나와 혜화동 로터리와 창경궁을 거쳐 광장시장과 청계천을 돌았습니다. 그리곤 남산길로 올라가기 위해 숭례문을 한바퀴 돌았습니다. 때마침 수문장 교대식을 하고 있더군요. 저 역시 실제로 보기는 오랜만이었던지라 신기한 눈으로 바라 보았습니다. 사진 찍는 외국 사람들을 보며 괜히 뿌듯한 마음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가족들끼리 이야기도 나누었어요.

어머, 설날 연휴인데도 수문장 교대식은 빠지지 않고 하는구나. 엄마, 저렇게 걸어서 덕수궁까지 걸어 가요. 옆에서 보면 디게 재미있어요
라고요.

남산길을 돌아 다시 집으로 돌아오면서 가족들 모두 예정에는 없던 드라이브였지만, 차들이 쑤욱 빠져 나간 한산한 서울 도심을 달린 맛이 참 괜찮았다며 한마디씩 했더랍니다. 모처럼 좋은 구경 했노라구요.

그런데 그렇게 좋아라 구경한 숭례문의 모습이, 그 수문장 교대식이 숭례문의 마지막 수문장 교대식이 되었더군요.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는 뿌듯함은 간데없고 소중한 무언가가 단번에 없어진 것 같은 허탈함이 가득합니다.

지난 토요일 우리 가족은 갑자기 왜 서울 시내를 한바퀴 돌아 보고 싶었던 것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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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 검색회사 엔써즈(Enswersinc.com) 홍보팀의 꼬날입니다. 한국블로그산업협회(KBBA) 홍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음악과 블로그, 회사 다니기를 즐깁니다. 조카 승준이와 놀아줄 때와 맛있는 떡볶이 먹을 때, 멋진 음악을 라이브로 들을 때가 가장 행복합니다. 프로필 사진 속의 남자는 좋아하는 대만 배우인 언승욱입니다.

  1. 로카르노 2008/02/12 04:43 답글수정삭제

    마지막 수문장 교대식을 보셨군요^^
    숭례문 화재 정말 허탈하네요.

  2. 먹는 언니 2008/02/12 08:31 답글수정삭제

    숭례문이 꼬날님이 보고싶었던 모양이네요.

  3. leezche 2008/02/12 10:36 답글수정삭제

    혹시.. 무언가 나쁜일이 일어날 줄 알고...
    마지막을 기억하기 위해...

    범인이 잡혔다고 합니다. 참 어처구이 없지 뭐예요.. 토지보상에 불만을 품은자라니.. - -;;

  4. 블루고미 2008/02/12 18:57 답글수정삭제

    저도 딱 2주전에 숭례문의 수문장 교대식을 보고 왔습니다. 다행이도 그때 모습이 아직 살아있어 화재로 무너져내린 모습을 억지로 가리고 있는 중입니다. 트랙백 남기고 갑니다^^

  5. 박노아 2008/02/14 09:13 답글수정삭제

    한 번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위로입니까..
    없어지고 나서야 소중함을 알게되는 것은 어쩌면 우리의 본능인가봅니다.

    추스리고, 힘내세요~

  6. 나우리 2008/02/15 20:33 답글수정삭제

    며칠 전에 중구청은 노숙자들이 숭례문에서 잠을 자고
    라면 끓여 먹은 일이 없다고 보도자료를 배포했다고 하네요.
    손바닥으로 하늘을 감추려는 어리석은 행동들이 더 안타깝습니다.

    문화재청은 위상 강화를 원해 일급청에서 차관급으로 승격해 주었고 예산도 과거보다 많이 늘었는데 산속 깊은 곳에 있는 보물도 아니고 서울도심 한복판에 있는 국보1호를 노숙자들의 쉼터로 방치해 놓았다니 21세기 문화의 세기를 무슨 낯으로 말들하고 있는지 기가막힙니다.

  7. 마루 2008/02/17 01:41 답글수정삭제

    우연의 일치라고 하기에는 너무 기막힌 우연이네요. 마지막 수문장 교대식을 보게 된 의미보다는 뭔가 큰 공허함을 느끼지 않았나 싶어요.
    안타까운 일이지만 하루 빨리 아픈 상처가 치유되도록 제 모습을 찾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숭례문! 하늘이도 작년에 마지막으로 보게 된 까닭에 많이 아쉬워 하고 있더군요.

  8. 20081027. 화재참사 전 온전했던 숭례문 모습 : 수문장 교대식

    Tracked from BLUESKY in HeavenS 2008/02/12 18:57

    졸음이 밀려드는 오후입니다. 이 고비만 넘기고 오늘 푹 자면 내일은 훨~씬 나아지겠지요. 졸음도 막고 어제 있었던 사고도 되돌아보면서 일전에 올리지 못한 사진을 올립니다. 너무나도 아쉽..

  9. 불타기 하루 전의 숭례문을 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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